스승에 대한 그리움, 제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전시·문화제·인문학 콘서트로 피어나다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의 삶 성찰하는 ‘김준엽 주간’ 성료




▲ 8월 26일(토) 개최된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추모문화제>에서 

기획부터 홍보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고려대학교 교우들의 모습.

 


제자들이 스승을 그리워하며 직접 기획하고 실행한 캠페인이 있어 화제다. ‘영원한’ 광복군이자 고려대학교 제9대 총장을 역임한 故김준엽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8월 25일(금)부터 31일(목)까지 고려대학교 일원에서 진행된 ‘김준엽 주간’ 행사가 열렸다.




▲ 고려대학교 박물관에서 개최하고 있는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장정-시대의 스승>. 

10월 28(토)일까지 진행된다.



故김준엽 선생은 일본 학병으로 징집됐으나 탈출한 뒤 광복군에 합류했던 독립운동가로, 초창기 대한민국 사학 연구의 기틀을 잡은 학자로도 유명하다. 고려대 부임 이후에는 현재 글로벌 연구기관으로 인정받는 아세안문제연구원을 설립했다. 그후 총장 재임 시절에는 군사정권에 맞서 학생들을 보호하다 강압에 의해 사임했다. 퇴임 이후에는 헌법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명시하거나 조선총독부 청사 철거에 기여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 공적인 삶을 산 인물이다.





▲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

 

 

이번 행사는 김준엽 선생 밑에서 수학했거나 선생을 존경하는 제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뤄졌다. 특히 그의 총장 시절 재학생이었던 80년대 학번을 주축으로 올초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 위원회가 꾸려져 약 5개월간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준비해왔다. 김준엽 선생의 생일인 8월 26일을 기념하여 8월 25일부터 31일까지를 ‘김준엽 주간’으로 정해, 그의 삶을 조명하고 학문적 업적을 기리는 ‘특별전’, ‘추모 문화제’, ‘김준엽 렉쳐’, ‘국제학술회의’, ‘인문학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


 


▲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김준엽 선생 기념 영상 공모전>에서 수상한 학생들의 모습.

 

 


▲ 고려대학교가 2012년부터 진행하는 <김준엽 렉쳐>는 저명한 학자들의 수준 높은 강연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선생의 일대기를 음악과 스토리로 표현한 ‘추모문화제’가 눈길을 끌었다. 기획부터 연출, 홍보, 퍼포먼스, 콘텐츠 제작, 현장 운영까지 모든 과정이 제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돼 더 의의 있었다는 평가다. 총 200여 명의 교우가 투입되어 성황리에 마친 추모문화제는 수준 높은 공연과 콘텐츠로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특히 김준엽 총장의 육성을 생생하게 되살린 ‘마지막 졸업식 연설’을 들으며 그리움에 눈물을 훔치는 제자들도 있었다.




▲ 김준엽 총장을 직접 경험한 제자들은 합창으로 선생을 기리고 추모했다. 

클래식 연주와 하모니가 어우러진 수준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행사 운영 기금은 교우들을 대상으로 한 모금활동으로 마련했다. 기존에 선생을 알던 제자들부터, 김준엽 총장을 새로 접하고 감화된 22학번까지 전 세대가 합심했다. 스승을 기리고자 한 정성이 모여 목표액이던 1억 원을 초과 달성했으며, 이번 행사의 운영비와 더불어 앞으로 각종 기념사업을 펼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스승’이라는 말의 의미가 흐릿해지는 근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자들이 직접 나서 선생님을 기념하고 나아가 전 사회에 알리고자 한 일은 대한민국에서도 드문 일로 손꼽힌다. 이진한 준비위원장(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원장)은 “김준엽 선생이 젊은 세대의 마음 속 스승이 되었으면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삶으로 증명한 스승과 그의 가르침을 다시 조명하고자 한 제자들의 움직임은 이 시대에 잔잔한 공명을 일으켰다고 평했다.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smk920@korea.ac.kr)


※ 본 기사의 원문은 고려대학교 홈페이지 고대 소식 - 고대 뉴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