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스승’ 김준엽 전 총장 발자취를 재조명하다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광복군 시절 육필 확인가능한 문서 등 높은 가치의 자료들 공개돼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2023년은 김준엽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고려대 박물관 은 제9대 고려대 총장을 지낸 김준엽 선생의 뜻을 기리며,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인 ‘長征-시대의 스승’을 고려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8월 25일(금)부터 10월 28일(토)까지 개최한다.


김준엽 선생은 1923년 8월 26일 평안북도 강계 출생으로 1944년 게이오 대학 재학 중 일본군 이등병으로 징집되어 중국 전선에 투입됐다. 일제의 편에 설 수 없었던 선생은 일본군을 탈출. 중국군 유격대를 거쳐 한국광복군에 입교하여 6000리의 장정 끝에 중경 임시정부에 합류한 뒤 일명 ‘독수리 작전’에 참여하며 민족해방운동의 최전선에 나섰다.

해방 이후 김준엽 선생은 고려대에 재직하며 아시아문제연구소를 설립했고, 냉전 시대 동아시아연구의 개척자가 되어 한국학의 세계화에 기여했다. 1985년 고려대학교 총장 재임 당시 독재정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총장직을 사임한다. 이후 관직에 나가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히며 평생 학자로서의 지조를 지켰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김준엽 선생의 주요한 행적을 관련 자료와 함께 소개한다. 게이오 대학 학생증(1943년), 한국광복군 정진대의 국내진입 보고서(1945년 김준엽 작성), 탈출 병사 김준엽의 인도를 요청하는 일본군 다쉬자경비대장의 편지(1944, 탈출 병사 김준엽의 인도를 요청), 김준엽 선생의 1985년 제78회 고려대학교 학위수여식사 육성 녹음, 국민훈장 무궁화장(2011) 등 대표 자료들이 전시된다. 송양섭 고려대 박물관장은 “이번 특별 전시는 광복군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학자이며, 시대의 스승이었던 김준엽 선생의 삶을 깊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려대는 8월 25일(금) 오후 3시 고려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長征-시대의 스승’ 특별전시회 개막식을 가졌다.

특별전시회 개막식에서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고려대학교는 스승과 제자가 서로 존중하고 아끼면서도 친밀한 관계를 맺는 문화를 형성해 왔다.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려대에서 ‘김준엽 주간’을 제정하여 이번 특별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학술행사 및 문화제들을 마련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본교가 지켜온 이 고귀한 전통과 문화가 소중하게 계승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이번 특별전은 선생님 삶의 주요한 행적을 관련 자료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선생님 생애와 정신이 담긴 각종 유품과 기록물을 본교에 기탁해주신 김홍규 님께 특별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 자료들은 고려대 교육과 연구자료로 소중하게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이종찬 광복회장은 "10살 때 김준엽 선생님을 뵌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계속 김준엽 선생을 존경해왔다"며 김준엽 선생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김준엽 선생에 대한 두가지 숨은 이야기가 있다. 첫째는 대통령의 지시로 김준엽 선생을 총리로 모시기 위해 방문했지만, 점잖게 사양을 하셨던 일이다. 둘째는 1987년 헌법 개정을 하며 전문에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문장을 넣으라 말씀하셨던 일이다. 시대가 흘러 오늘날 김준엽 선생의 말씀이 새로운 의미로 떠오르며 새
삼 귀중하게 받아들여진다"며 김준엽 선생에 대한 회고를 이어나가며 
"많은 지혜와 삶의 의미를 되새기시며 늘 현명한 말씀을 해주셨다. 100주년을 맞이하며 김준엽 선생님이 영면하시길 바란다" 말하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김정배 고려대 전 총장 겸 전 학교법인고려중앙학원 전 이사장은 "김준엽 선생과 저는 개인적으로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지만, 그걸 떠나서 고려대학교에서부터 이 세상을 떠나시기까지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가장 잘 알 것이다" 말하며 축사를 시작했다. "몇가지 생각이 난다. 첫째로 역대 정부에서 장관이나 총리로 늘 모시려고 했다. 하지만 학과나 대학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제의를 모두 사양하셨다. 저 역시 스승과 똑같은 길을 걸었으며, 이것이 스승의 은덕이라 생각한다. 둘째로 총장으로 계시는 동안 학생시위가 참 많았었다. 학생처장에게 특별히 부탁해서 학생들을 절대 굶기지 말라 하셨고 경찰서에 가서 밥을 사주시기도 했다. 해직된 교수들도 다섯 분 계셨는데, 다른 대학과는 달리 봉급을 가져다 드렸다. 교수는 교수대로, 제자는 제자대로 대우를 했던 것이다"며 김준엽 선생의 일화를 소개했다. 이어 "김준엽 선생의 100주년을 맞아 많은 느낌이 난다. 언젠가 먼 훗날, 기회가 된다면 이와 관련한 글을 써보고 싶다. 준비해주신 관계자 분들과 참석해주신 내외빈 분들께 모두 감사드린다"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김준엽 선생은 시대의 사표이자 고려대학교의 영원한 총장이시다. 정말 훌륭한 분이신 걸 모두 아시는 데 행정가로서, 경영인으로서도 뛰어나셨단 사실을 잘 모르시는 거 같다. 선생이 평교수로 계실 때 아세아문제연구소를 만드셨다. 곧 사회과학쪽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위치에 올랐고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김준엽 선생이셨다. 총장이 되셔서는 당시 고려대가 다소 약했던 의대나 공대를 키우려 부단히 노력하셨다"며 "이처럼 김준엽 선생은 여러

자질들을 갖추셨으며 언제나 존경 받으실 분이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께서 김준엽 선생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들 건강하시고 좋은 시간이 되길 기원한다"며 축사를 마쳤다.


유족 대표로 참석한 김홍규 선생은 "오늘 마음의 고향 고려대학교에서 고 김준엽 교수님의 탄신 100주년을 기리는 특별전을 마련해주신 관계자 분들과 참석해주신 내외빈 분들께 고인의 제자이자 유자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이 자리에 안계시지만 총장 취임 초부터 저의 선친에 대한 각별한 존경심과 애정어린 정성으로 본 기념행사를 발족토록 조치하여 주시고, 준비기간 내내 각별한 배려를 해주신 정진택 전임 총장님께 더없는 사의를 표한다"며 감사를 전했다.
이어 "이번에 전시한 유품은 극히 일부다. 기회가 된다면 유물 모두를 기부하여 전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인사말을 마쳤다.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김준엽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長征-시대의 스승” 개막




 

[주요 전시 자료]



게이오대 학생증

○ 게이오 대학 학생증 (1943년)
김준엽 선생은 자신의 회고록 󰡔장정󰡕에서 자신의 출생년을 1920년으로 기록했으며, 다른 공적 기록에서도 1920년생으로 언급돼왔다. 그러나 김준엽 사후 일본군병적기록이 발견되며 출생년이 1923년일 가능성이 제기됐고, 최근 고려대학교 박물관에서 김준엽 선생의 유품을 정리하는 도중 게이오 대학 학생증을 발견, 1923년 8월 26일생임을 확인했다. 1923년생이었던 김준엽 선생이 자신의 나이를 3살이나 늘린 까닭은 너무 어린 나이에 학계에 진출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1946년 중국에서 동방어전 한어과 전임강사로 임용될 당시 그의 나이는 만 스물둘이었다.



일본군 다쉬다 대장의 편지
○ 일본군 다쉬자경비대장의 편지 (1944, 탈출 병사 김준엽의 인도를 요청)

1944년 일본군을 탈출한 김준엽 선생은 국민당계 유격대에 몸을 의탁했다. 그를 찾기 위해 수색작전을 벌였던 일본군은 김준엽 선생이 중국군 유격대에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한즈룽 유격대장에게 김준엽의 인도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한즈룽 유격대장은 항일전선에 뛰어든 동지로서 김준엽을 대우하며 그의 인도를 거부했으며, 김준엽 선생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한즈룽을 평생의 은인으로 기억했다.


광복군 국내진입 보고서
○ 광복군 정진대의 국내 진입 보고서 (1945년, 김준엽 작성)
임시정부는 1945년 미국 전략첩보국 OSS와 합작해 광복군을 한반도에 투입한다는 ‘독수리작전’(The Eagle Project) 계획을 세우고 훈련에 들어갔다. 일본의 항복으로 국내진입작전은 무산됐지만, 8월 18일 이범석 이하 4명의 대원으로 구성된 광복군 정진대는 OSS 요원들과 함께 한반도로 진입했다. 여의도비행장에 도착한 정진대는 일본군의 위협으로 8월 19일 중국 시안으로 철수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한미공동작전은 광복군이 거둔 귀중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정진대 보고서는 광복군 정진대의 국내 진입과 관련된 계획을 수록하고 있다. 광복군 제2지대장 이범석이 광복군 총사령 지청천에게 보내는 형식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 작성은 이범석의 부관이었던 김준엽 선생이 맡았다. 광복군 시절 김준엽 선생의 육필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문서로서 가치가 크다.





기사작성 : 커뮤니케이션팀 서민경(smk920@korea.ac.kr)

사진촬영 : 커뮤니케이션팀 김나윤(nayoonkim@korea.ac.kr)



※ 본 기사의 원문은 고려대학교 홈페이지 고대소식 - 고대뉴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